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허리가 뻐근합니다. 그래서 허리를 붙잡고 스트레칭을 합니다. 다음 날도, 그다음 날도 똑같이 아픕니다. 그럼 스트레칭을 더 열심히 합니다. 이상하지 않나요? 원인을 못 찾은 채 증상만 계속 달래고 있다는 뜻입니다.
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오래 앉아 생기는 허리 통증의 상당 부분은 허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엉덩이 근육이 일을 안 하기 때문에 생깁니다. 앉아 있는 동안 엉덩이는 방석에 눌려 잠들고, 그 몫까지 허리가 떠맡습니다. 허리만 계속 펴봐야 원인은 그대로인 셈입니다.
저는 신입 시절, 회의실 앞에서 팀장님이 갑자기 부르는 바람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. 그 순간 허리에서 "찌릿"하는 신호가 왔고, 그날 하루 종일 허리를 붙잡고 다녔습니다. 병원에서는 "허리 자체는 멀쩡하다"는 말을 들었습니다. 문제는 허리가 아니라 몇 시간째 눌려 있던 엉덩이가 그 순간 아무 힘도 못 냈다는 것이었습니다.

앉아있는 동안 엉덩이 근육에 벌어지는 일
앉아 있는 동안 몸속에서는 두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집니다. 하나는 엉덩이 앞쪽 고관절 굴곡근이 짧아지는 것이고, 다른 하나는 정작 엉덩이 근육 자체는 활동을 멈춘다는 것입니다. 실제로 사무직 여성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는 고관절 주변 근육인 중둔근의 약화가 요추와 골반의 외측 안정성을 떨어뜨려 결국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. 허리가 아프다고 허리만 들여다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
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.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 굴곡근이 짧아지면서 둔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고, 그 부담이 대신 햄스트링 쪽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. 엉덩이가 일을 쉬는 사이, 주변 근육들이 돌아가며 야근을 하는 셈입니다. 허리도 그 야근조 중 하나입니다.

일어서는 순간의 습관이 허리를 결정합니다
그래서 "어떻게 앉아 있느냐"만큼 중요한 게 "어떻게 일어서느냐"입니다. 벌떡 일어나는 순간, 잠들어 있던 엉덩이 대신 허리가 먼저 반응하며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습니다. 실제로 허리 건강 전문가들이 권하는 동작은 간단합니다. 앉았다 일어설 때는 엉덩이 관절을 먼저 구부리면서 상체를 앞으로 살짝 기울이고, 무릎 위에 손을 얹어 체중을 지지한 뒤 엉덩이 근육을 조이면서 그 힘으로 일어나는 방식입니다. 허리로 밀어 올리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밀어 올리는 겁니다.

평소 습관도 함께 봐야 합니다. 사무실 물리치료 전문가들은 서 있거나 걸을 때 의식적으로 엉덩이에 힘을 주고, 계단 오르기처럼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동작을 꾸준히 실천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. 매시간 한 번씩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. 저는 요즘 책상 아래 폼롤러를 하나 두고,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엉덩이 아래를 30초씩 눌러주는 걸로 하루를 쪼개고 있습니다. [폼롤러 보러가기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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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바로 할 수 있는 것

- 일어설 때 허리부터 펴지 말고, 무릎에 손을 얹고 엉덩이 관절을 먼저 접었다 펴며 일어나기
- 1시간마다 한 번,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 근육을 의식적으로 조였다 풀기 (10회)
- 하루 한 번, 누워서 무릎 세우고 엉덩이만 들어 올리는 브릿지 동작 10회
병원 상담이 필요한 경우
허리 통증이 다리 저림이나 무감각, 힘 빠짐과 함께 나타나거나 몇 주 이상 지속되면 근육 문제를 넘어선 신경 압박 가능성이 있으니 자가 관리보다 전문의 진료가 먼저입니다. 증상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니, 위 실천법은 일반적인 생활습관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세요.
허리는 억울합니다. 정작 힘을 안 쓴 건 엉덩이인데, 통증 신호는 항상 허리에서 옵니다. 오늘 자리에서 일어날 때, 허리 대신 엉덩이부터 한번 깨워보시는 건 어떨까요.
FAQ
Q1. 엉덩이 근육이 약해졌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?
자가 진단 검사로 확정하긴 어렵지만,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유독 허리부터 뻐근하거나, 계단을 오를 때 허벅지 앞쪽만 유독 무겁게 느껴진다면 엉덩이 근육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. 정확한 확인은 전문의나 물리치료사 상담을 통해 받는 것이 좋습니다.
Q2. 스트레칭은 아예 안 해도 되나요?
아닙니다. 허리 스트레칭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 다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, 엉덩이 근육을 깨우는 동작을 함께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.
Q3. 하루 종일 앉아 일하는데 시간 내기가 어렵습니다. 최소한 뭘 하면 될까요?
1시간마다 일어나서 엉덩이를 10초씩 조였다 푸는 동작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. 큰 시간을 낼 필요 없이, 앉았다 일어나는 그 순간의 방식만 바꿔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